공간큐레이션

구조는 남기고 감각은 채우다 : 서촌 '더 일마(THE ILMA)' 쇼룸

hihellohow 님의 블로그 2026. 2.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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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서울 종로구 지하문로 8길 27
운영시간 : 11:00 ~ 20:00
애견 동반 가능 / 주차 불가
 

 
 
[서론;序論]
낡음과 젊음이 기묘하게 겹쳐진 조용한 동네, 서촌
 
*서촌(西村)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지역입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현재와 비슷한 점이 있는데,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왕족이나 사대부 등 권력자들이 거주했고, 후기에는 평민들도 많이 들어와 살았으며, 많은 역사적 사건과 문화 예술 활동이 벌어졌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전통 가옥을 살리며 다양한 공간들로 변모하여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날 것'의 시간 위에 젊은 세대의 정제된 취향'이 덧칠해진 곳 이러한 조화가 종종 서촌을 찾게 만드는 힘인 것 같습니다.
 
 
 
 
 
[본론 一 ;本論]
Effortless Chic(노력하지 않아도 멋스러운)
 
공간일보(空間一步) : 첫 번째 기록
 
-THE ILMA showroom
더 일마는 의류는 물론,
 전세계에서 셀렉한 유니크한 해외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향수, 오브제, 리빙 소품 등)들을 판매합니다.
 
브랜드명을 해석하면 핀란드어를 사용하였는데, 공기(Air)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뜻하는 바처럼 우리 일상을 감싸는 모든 감각적
요소를 큐레이션하는 멀티 레이블 편집샵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론 二 ;本論]
디렉터의 시선으로 본 쇼룸, 금속과 고재의 대비
 
쇼룸의 문을 여는 순간,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감각이 발동합니다. 메인 입구 문은 철제 자동문으로 문 중앙에는 원형 유리가 박혀있습니다.

입구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고, 시선을 따라 가다보면 묵직한 세월을 버텨온 한옥의 서까래가 보입니다.

흙벽의 투박한 텍스처를 그대로 살려둔채, 그 위에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미니멀한 매립 선반을 배치하였습니다.

천정은 일반 매입등을 시공할 수 없는 서까래 구조이다 보니 부분 레일 스팟등과 간접조명으로 공간의 조도를 확보했습니다.

레일 스팟등은 쇼룸과 상업공간에 적용하면 활용도가 높아지는데 그 이유는 스팟등은 레일이 달려있는 곳이면 이동하여 적재적소에 빛을 옮길 수 있습니다.

우측 기둥과 기둥사이에는 두꺼운 비닐로 실내와
실외를 구분지었고, 따뜻한 날씨에는 젖혀 개방한 후
동선을 자유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오래된 구조물이
훤히 들여다 보이니 옛 감성과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구쪽 자동 센서문을 열고 들어왔을때, 같은 소재의 벽 선반이 보입니다.

이 선반은 고객들의 시선을 적절히 계산하여 배치한거 같습니다. 대략 1,400mm 정도의 높이로 입구문 열림 버튼과 동일하게 시공하였습니다.

하단 걸레받이에는 같은 depth로 제작하여 박스를 짜 놓았는데 이 부분도 같은 스텐 소재입니다.

아마 이 박스는 용도가 배선이 지나가는 자리를 숨기는 용도 일수도 있을것이고 오래된 벽마감 가릴 수 있기도 한것 같습니다.
 
검은 전선 cd관이 수직으로 올라가며 중간 지점 벽선반 간접등을 밝히기도 하고 벽걸이 에어컨, 자동문 스위치에 전원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배선은 깔끔하게 정리하였네요. 그리고 쇼룸 내 배치된 집기들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조형물의 역할을 합니다.
 
 

ㅇㅇㅇ

 
브랜드의 상품들이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에 배치하였습니다. 상의와 하의를 거는 옷걸이 가구는 최대한 가늘고 얇습니다.

옷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일 것 같습니다. 바닥에는 옷과 어울릴 만한 슈즈까지 배치가 되어있어 완성도가 있어보입니다.

물이 담긴 화병에는 작은 나무같은 식물을 배치하여 시선에 살짝 살짝 잡히면서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세로로 긴 스피커는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달콤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역시 공간에는 조명 그리고 음악이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검게 그을린 듯한 질감의 벤치(탄화목)와 테이블은
한옥의 고재와 톤을 맞추면서도, 현대적인 비례감을 가지고 있어 공간에 무게감을 더해줍니다.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련된 무심함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듯 합니다. 폭이 좁은 기다란 벤치형 가구는 어두운 색상의 신발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데,
대비를 주지 않고 같은 톤의 상품을 올려 놓았습니다.

눈에 띄기 어려운 구성이지만 시선이 아래로 꽂혀
오히려 잘 보이는 방법일 수 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등받이가 높은 의자 형태의 가구는 앉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작은 소품을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배경 역할을 하네요. 이 의자 가구는 마치 찰스 매킨토시의 힐 하우스체어가 생각납니다. 
 
전체 바닥마감은 베이지와 그레이가 섞인 웜그레이톤을 적용했고, 마이크로시멘트 혹은 에폭시 코팅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이 마감을 통해 질감의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려 했고, 반사된 간접조명을 통해 전체의 조도를 부드럽게 높여주는 효과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시멘트(microcement)란?
-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되, 고성능 수지(레진), 미세 골재, 특수 안료를 배합한 재료
  일반 시멘트와 달리 2~3mm의 아주 얇은 두께로 시공

**에폭시(epoxy) 코팅이란?
- 액체 상태의 에폭시 수지를 바닥에 얇게 펴 발라
단단하고 매끄러운 막을 형성하는 마감기법, 상업공간에 많이 사용함.
- 바닥의 이음새를 없애 시각적 노이즈를 줄이고,
그 여백 위에 브랜드의 옷과 가구를 오브제처럼 돋보이게 만든다.
 
 

 
중심부에 위치한 강렬한 붉은색상의 소파는 이 공간의 확실한 악센트를 줍니다. 패딩 소재를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비정형적인 형태는 가구라기보다 하나의 설치 미술 작품입니다.

그 위에 상품을 무심히 올려놓았습니다.
상식적인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해체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하는 것도 포인트네요, 눈 높이 정도의 영상미디어는 문을 열고 나서기전 모델들의 더 일마의 의류를 한 껏 뽐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벽 한 면 전체를 거울로 하였는데 좁은 공간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주네요. 처음에는 거울이 아닌줄 알고 속아 부딪힐뻔했습니다. 
 

 
테이블 측면에 새겨진 꽃무늬(전통문양)는 일정한 크기와 간격으로 새겨져있습니다. 
이 문양은 자칫 차갑고 무거울 수 있는 다크톤의 가구에 리듬감을 주고 고급스러움까지 표현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가구였고,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이런 오브제들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어 공간감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한 몸처럼 보이는 작은 원형 그릇이 있는데 알맞은 악세서리들이 놓였네요. 
 
 

 
흙벽의 한 면에 시선이 가는 오브제가 보입니다. 철학적으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같네요.

제가 바라본 이 작품은 거칠고 메마른 흙벽위에 세월의 흐름을 상징하는 것을 보여주고,인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이미지로 보여지는 반면,

수직의 검은색 직선과 매끄러운 원형이 현대에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기하학적 형태로 만들어져낡고 불완전한 벽면 위에, 공간에 적층된 시간의 대화라는 서사를 부여하는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실제로 어떤 의미로 설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 비슷한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본론 三 ;本論]
조병수 건축가의 막집
 
공간에만 집중하다보니 새로운 사실을 늦게 알아버렸다. 이 구옥은 조병수 건축가의 막집이라고 합니다.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인위적인 장식을 배제하고재료 본연의 가치와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건축가입니다.

대표작은 거제에 위치한 **지평집, 앙평 **수곡리 'ㅁ'자 집, 부산 수영공장 재생프로젝트 F1963이 있네요, F1963은 몇년 전 가족과 동행하여 책도 보고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금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이 막집은 단층으로 멋있는 기와지붕으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관통하는 가장 큰 줄기는 조병수 건축가가 강조하는 '막집' 정신입니다.
'막'이라는 단어는 한국적인 정서인 '막사발'이나
'막걸리'에서 온 것으로,
꾸미지 않은 듯 거칠지만 그 안에 담백하고 깊은 멋을 품고 있음을 뜻합니다.
 
1. 덜어냄의 미학  조병수 건축가는 공간을 화려하게 채우는 대신, 구조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나머지를 비워내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서촌 더 일마(THE ILMA)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마주한 거친 흙벽과
노출된 서까래 그리고 구조기둥은 바로 이러한 자기 비움의 실천입니다. 
 
2. 재료의 정직함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하고 흙, 나무, 돌, 철재 등 재료가 가진 고유의 물성을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공간의 깊이감을 표현합니다.
 
3. 불완전함 완성, 매끈하게 마감되지 않은 벽면의 크랙이나 거친 질감은 결점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예술적 장치가 됩니다. 
 
 
 

출처 : 더 일마(the ilma)

 
 
 
[결론;結論]
근사한 기록
 
1. 브랜드와 서촌의 콜라보 : '적층된 시간의 대화'
 서촌이라는 동네가 가진 역사 위에 브랜드의 가치를 스며들게 하는 방식을 통해 훌륭한 서사를 만들었습니다. 
 
2. 공간의 본질 : '시간을 설계하는 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속도로 걷고,
어떤 시선으로 머물며, 감각을 깨울지 설계하는 경험의 시나리오를 줍니다.
 
3. 디테일
 거친 흙벽의 질감을 타고 흐르는 조명의 각도,
전통적인 구조물 사이에 과감하게 놓인 오브제, 이런 디테일들은 방문객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며 공간에 생명력을 줍니다. 
 
 
 
 
[첨가;添加]
**지평집 

출처 : 네이버

 
조병수 건축가의 철학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또 다른 걸작은 거제도 끝자락에 위치한 '지평집'입니다.

이름 그대로 '지평선 아래로 스며드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서촌의 막집이 수직적인 한옥의 시간성을 보존했다면, 지평집은 수평적인 자연의 경관을 존중합니다.
 

1. 땅을 거스르지 않는 겸손함

일반적인 건축물은 땅 위로 높게 솟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지평집은 오히려 땅속으로 몸을 낮췄습니다.

건물의 높이를 지표면보다 낮게 설계하여, 마을 주민들이 원래 보던 바다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막집'에서 보여준 인위적인 장식을 배제하고 주변과 공존하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2. 콘크리트와 자연의 극적인 대비

지평집은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와 거친 바위,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서촌의 막집이 낡은 흙벽과 스테인리스 스틸의 대비를 보여준다면,

지평집은 무채색의 콘크리트와 푸른 바다, 풀잎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색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듭니다.
재료 본연의 물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어 '공간의 본질'에 집중하게 만드는 조병수 건축가 특유의 문법이 그대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출처 : 네이버

 

3. '쉼'을 설계하는 공간

 
지평집의 객실 내부에는 TV가 없습니다.
대신 천장의 창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빛을 들입니다.

서촌 더 일마 쇼룸에서 '방문객이 어떤 속도로 머물지 설계하는 시나리오'를 느꼈다면,
지평집은 방문객이 완전히 자연의 속도에 맞춰 숨 고르기를 하게 만듭니다.

출처 : 네이버

 
 


 
** 수곡리 'ㅁ'자 집
 

출처 : 네이버

 
조병수 건축가의 철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양평 수곡리 ‘ㅁ’자 집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정표와 같은 작품입니다.
서촌의 ‘막집’이 도심 한복판에서 한옥의 시간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면,
수곡리 ‘ㅁ’자 집은 현대 건축이 한국 전통의 ‘마당’과 ‘비움’이라는 화두를 어떻게 계승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1. 내밀한 침묵을 품은 ‘마당’의 미학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건물의 중심이 비어 있는 ‘ㅁ’자 구조에 있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본 집의 첫인상은 단순하고 폐쇄적인 콘크리트 상자처럼 보이지만, 그 견고한 벽면 너머에는 하늘을 향해 완전히 열린 중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의 소음과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여 거주자에게 극도의 정적과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는 동시에, 집 안 어디서든 계절의 변화와 빛의 흐름을 투명하게 받아들입니다.
‘막집’이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며 외부와 소통한다면, ‘ㅁ’자 집은 내부로 침잠하며 자연과의 일대일 대화를 시도합니다.
 
 

출처 : 네이버

 
 
2. ‘막집’ 정신의 연장선: 재료의 정직한 물성 수곡리 집은 인위적인 치장을 거부하고 노출 콘크리트와
거친 목재를 주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서촌 쇼룸에서 마주했던 투박한 흙벽과 세월을 머금은 서까래가 주는 감동과 궤를 같이합니다.

매끈하게 가공되지 않은 콘크리트 면은 비와 바람을 맞으며 서서히 변색되고, 그 위에 이끼가 끼거나 흔적이 남는 과정을 그대로 허용합니다.

건축가는 이를 통해 집이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나이 들어가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역설합니다.
 

출처 : 네이버

 
 
3. 비움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 조병수 건축가는 이 집을 통해 ‘건축이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비워내는 일’임을 증명합니다.

가운데 텅 빈 중정은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비와 눈, 바람과 별빛을 담아내는 무한한 그릇이 됩니다.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고재의 결을 살려 시각적 노이즈를 줄인 서촌 더 일마의 공간 구성 역시 이러한 ‘비움의 미학’이 상업 공간으로 전이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ㅁ’자 집의 비워진 마당은 인간의 감각이 깨어나는 자리이자, 건축적 장치가 멈춘 곳에서 시작되는 진정한 휴식의 공간입니다.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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