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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속 우주, 스테인리스가 빚은 빛의 별: 본태박물관 '본스타' 개관

hihellohow 님의 블로그 2026. 4. 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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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건축과 인테리어 공간을 좋아하는 공간일보입니다. 며칠 전 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제주도는 서울 날씨보다 더 쌀쌀했고 완연한 봄날씨였습니다. 확실히 온도차이가 있었고 봄의 계절이 길다라는걸 그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는 정말 서울도심과는 다른 컨디션이었습니다. 화산섬의 지형이라 화강석의 돌이 아주 많아 기본 바탕색이 짙은 검정색이라 도시의 배경이 사뭇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는 힐링의 느낌도 있고 온전한 휴식을 하러 온 느낌도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본태박물관 투어를 하였습니다. 한 6~7년쯤이었나요? 잠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입구에서 1,2전시관을 보고 다른 전시관이 기억에 없는데 아마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거겠죠? 

 

박물관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살짝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오리 두 마리가 작은 연못(물 웅덩이) 있는 곳에서 나와 털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올라오는 관광객마다 한 번씩 다 보고 가더라고요! 메인을 가기 전에 참 힐링되는 스팟인 거 같습니다.

그러고 올라오면 좌 우 콘크리트 벽 사이로 통행로가 있는데 'ㄷ'자 형태로 돌아서 안내하게 되어있습니다. 일부로 도착지점까지 가는 길을 길게 하여 주변 풍경을 보면서 걸어가라는 장치로 보입니다.

좌 통행로 우 입구

 

매표소 표시가 되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면 높은 벽과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올라가서 우측으로 틀면 매표소 입구문이 있고 프론터에 있는 여직원분이 계십니다. 직사각형으로 길고 처마(지붕)가 길게 나와 있어 뭔가 웅장한 느낌이 듭니다. 내부에는 표를 구입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특산품을 파는 곳입니다. 표는 할인을 제외하면 대인 3만원입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박물관이 구성되어 있는지 몰라 3만원이면 비싸구나 하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전시를 다 보고는 5만원 10만원을 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광고 아님) 전시관은 1~5관까지 있고 전부 돌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해 줍니다. 워낙 넓고 새로운 건물도 멋있게 생겨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여기서 본태박물관 전시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상세히 설명드릴게요!

 

 

 

본태박물관(Bonte Museum)은 '본연의 모습(本態)'이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건축부터 전시 콘텐츠까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며,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태박물관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 관점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1. 세계적 거장 '안도 타다오'의 건축 미학

본태박물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습니다. 그의 시그니처인 노출 콘크리트 공법이 적용되어 차갑지만 매끄러운 질감을 선사하며, 여기에 빛과 물이라는 자연 요소를 건축 내부로 끌어들여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전통과의 조화: 서구적 현대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 기와 담장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의 산방산과 바다가 건축적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명상의 방: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와 고요히 흐르는 물길은 관람객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철학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2. 전통과 현대의 공존 (전시 구성)

박물관은 총 5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부터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의 작품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 제1관: 한국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
    • 주요 전시: 소반, 목가구, 보자기, 자수 등 전통 수공예품이 주를 이룹니다.
    • 특징: 특히 규방 공예의 정수인 자수와 보자기는 현대적인 추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세련된 면 분할과 색채를 보여줍니다. 안도 타다오의 현대적 건축 공간 안에서 우리 전통의 선과 색이 얼마나 조화롭게 어우러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제2관: 현대 미술과 안도 타다오의 건축미
    • 주요 전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피카소, 페르낭 레제,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원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건축적 묘미: 천장에서 내려오는 자연광과 노출 콘크리트가 만드는 긴 복도, 그리고 전시관 사이로 보이는 '명상의 방'이 압권입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느껴지며, 외부 풍경을 액자처럼 담아내는 개구부(窓)들이 인상적입니다.
    제3관: 쿠사마 야요이 상설전 (26 연 3월 본스타 전시관으로 신규오픈-아래에 자세한 설명 참고)
    • 무한 거울 방(Infinity Mirrored Room): '영혼의 광채'라는 부제가 붙은 이 방은 사방이 거울과 물로 채워져 있고, 수백 개의 LED 전구가 색을 바꾸며 반사됩니다. 관람객은 우주의 무한한 공간 속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인원 제한이 있어 대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호박(Pumpkin): 그녀의 시그니처인 노란색 점박이 호박 조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4관: 피안으로 가는 길 (상례 문화)
    • 주요 전시: 조선시대 상여와 그를 장식했던 '꼭두'들을 대규모로 전시합니다.
    • 의미: 죽음을 슬픔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망자를 위로하며 저승으로 인도하는 꼭두들의 다채로운 표정과 몸짓을 통해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생사관을 예술적으로 풀어냈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나무 조각들이 주는 기괴하면서도 따뜻한 미감이 돋보입니다.
    제5관: 기획전시 및 불교 미술
    • 전시 구성: 옥상 정원과 연결되어 있으며, 주로 불교 조각, 회화 등 종교 예술품이 전시됩니다.
    • 공간적 특징: 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 옥상으로 올라가면 박물관 전체의 전경과 함께 저 멀리 산방산과 형제섬, 송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시기별로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이자, 한국 불교 미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 '삶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한국의 전통 상례 문화를 다루는 독특한 전시관입니다.
  •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만을 위해 조성된 특별한 공간입니다.
  • 현대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함과 동시에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 철학을 가장 깊게 느낄 수 있는 전시관입니다.
  • 박물관의 시작을 알리는 곳으로, 우리 선조들의 소박하고도 기품 있는 생활 미감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안도타다오 건축 특징 5가지

 

1. 캔버스가 된 건축: 무채색의 미학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곳은 그 자체로 거대한 무채색의 캔버스입니다. 장식성을 극도로 절제한 노출 콘크리트는 차가운 물성을 지녔지만, 제주의 거친 바람과 강렬한 햇살을 오롯이 받아내며 매 순간 다른 표정을 지어냅니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벽면은 시각적 소음을 제거하여, 관람객이 오직 빛과 그림자, 그리고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2. '차경(借景)', 풍경을 빌려오다

본태박물관은 자연을 정복하는 대신 프레임 안으로 모시는 방식을 취합니다. 건축물 사이사이 뚫린 개구부와 낮은 담장은 제주의 산방산과 구릉지를 마치 박물관의 소장품처럼 안으로 들여옵니다. 특히 한국의 전통 기와 담장이 현대적인 콘크리트와 나란히 달리는 구간은, 수직과 수평의 조화 속에서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묘한 긴장감과 평온함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3. 미로 같은 동선: 발견의 미학

이곳의 동선은 효율적인 최단거리가 아닌, 의도적으로 구불구불하게 설계된 명상의 미로에 가깝습니다. 길게 뻗은 복도를 지나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마주하거나, 좁은 통로 끝에서 갑자기 탁 트인 물의 정원을 만나는 과정은 공간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방식입니다. 제3관의 '무한 거울 방'이 주는 압도적인 확장감 역시, 이러한 폐쇄와 개방의 영리한 반복 끝에 극대화됩니다.

4. 물의 철학: 정적인 움직임

박물관 곳곳을 흐르는 물은 건축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유동적인 소재입니다. 고요하게 고여 있는 물은 하늘과 건축을 거울처럼 비추고, 계단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는 백색소음이 되어 주변의 잡음을 지워줍니다. 이는 안도 타다오가 본태(本態), 즉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 배치한 가장 원초적인 장치이기도 합니다.

5. 수집가의 안목이 빚은 텍스처

전시 콘텐츠는 질감(Texture)의 충돌과 융합이 돋보입니다. 투박하고 따뜻한 질감의 전통 목가구와 보자기,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나 백남준의 현대적이고 기하학적인 매체들이 한 울타리 안에 놓여 있습니다. 이 이질적인 요소들이 노출 콘크리트라는 정제된 배경 안에서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본질로 수렴되는 과정이 본태박물관만이 가진 독보적인 분위기입니다.

 

 


운이 좋게도 이번에 방문했을 때 2026년 3월, 본태박물관의 개관 13주년을 기념하며 문을 연 신규 전시관 본스타(Bonstar)라는 전시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안도 타다오 건축 세계의 새로운 챕터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기존의 노출 콘크리트와는 전혀 다른 물성을 사용하여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본스타관의 세부 특징을 다섯 가지 핵심 포인트로 나누어 설명해 드립니다.

1. 소재의 파격: 스테인리스 스틸의 반영성

가장 큰 특징은 외벽 전체를 감싸고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입니다.

  • 주변과의 동화: 안도 타다오는 그동안 콘크리트로 자연을 담아냈다면, 본스타에서는 금속의 '반사성'을 이용해 자연을 투영합니다. 거울처럼 매끄러운 외벽은 제주의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구름, 주변 수면을 그대로 비춰 건물이 환경 속에 녹아들게 합니다.
  • 빛의 별(Bon-Star): 태양의 고도에 따라 건물이 은색에서 황금색으로, 혹은 붉은빛으로 물들며 스스로 빛나는 별처럼 보인다고 하여 '본스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2. 기하학적 형태: 삼각형과 보이드(Void)

신관 내부는 안도 타다오가 즐겨 사용하는 삼각형의 기하학적 원리가 더욱 정교하게 적용되었습니다.

  • 역동적인 공간감: 사선으로 뻗은 벽체와 날카롭게 분할된 천장 틈 사이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기존 구관의 정적인 느낌과는 대비되는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무드를 형성합니다.
  • 수직적 개방감: 건물 중앙을 관통하는 보이드(비어 있는 공간)를 통해 층간의 경계를 허물고 빛과 시선이 자유롭게 교차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3. 쿠사마 야요이의 새로운 안식처

본스타관은 기존 제3관에 있던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들을 위한 더욱 완벽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무한 거울 방의 확장: 기존보다 동선과 공간이 최적화되어 관람객들이 더욱 깊이 있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금속성 소재인 신관의 입면과 쿠사마 야요이의 환상적인 설치 미술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 대표작 '호박'의 재배치: 은빛 금속 벽면을 배경으로 놓인 노란 호박은 이전보다 훨씬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4. 현대 미술의 확장 (기획 및 상설 전)

본스타관은 단순히 기존 작품을 옮겨온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의 물성에 맞춘 현대 미술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 박선기 작가 등과의 협업: 숯을 이용해 공간을 구성하는 박선기 작가처럼 재료의 본질(본태)을 탐구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스테인리스 공간과 어우러져 전시됩니다.
  • 미디어 아트의 최적화: 최첨단 음향 및 조명 설비를 갖추어, 안도 타다오의 아날로그적인 빛과 현대의 디지털 미디어가 공존하는 실험적인 전시가 가능해졌습니다.

5. 신구(新舊)의 연결: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의 대화

신관은 독립된 건물이지만, 구관과의 연결 브릿지를 통해 전체 박물관 동선의 마침표 역할을 합니다.

  • 질감의 대비: 육중한 무게감의 노출 콘크리트(구관)를 지나 경쾌하고 매끄러운 스테인리스(신관)로 넘어가는 과정은, 마치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건축적 산책을 제공합니다.
  • 완성된 본태(本態): 전통 공예(1관)에서 시작해 현대 건축의 극한(본스타)에 이르는 여정은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은 시대에 따라 형태만 바뀔 뿐 그 본질은 같다'는 박물관의 메시지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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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느낌

 

안도타다오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본태박물관을 왔을 때 최고의 경험을 할 거라 믿습니다. 중간에 전시를 보다가 맛있는 음료를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매력적이고 쉬어갈 수 있으며, 건축적인 요소가 눈에 많이 들어와 확실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인식했습니다. 하나도 허투루 넘어간 것이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기하학적인 모양을 많이 쓰는 건축가로 천정에도 삼각형을 뚫어 찰랑거리는 물을 표현하여 시각적으로 감명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고, 가로로 길게 찢어놓은 벽체의 구멍에서도 멀리 있는 풍경을 들어올 수 있게(차경) 액자로 만들어 낸 것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으로서 내부 기구들 그리고 벽마감 천정 마감 조명 등등 계획적으로 설계되었다고 보입니다. 모든 기구들은 콘크리트를 파내어 매립시켰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디테일들은 실제로 공사해 보았을 때 현장감리자가 집요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공간이 감동적이었다고 계속해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한 번쯤은 제주도를 방문하시면 2시간 정도 투자하여 눈에 담아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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